힘든 수작업 통해 탄생한 36m 길이 '회화 대작'

이상남 작가, 경남 사천 LIG연수원에 초대형 작품 설치

다아트 김대희 기자 2011.06.12 12:30:03

이상남 작가가 작품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김대희 기자)

인공적인 작품과 아름다운 자연이 만나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 생겼다. 경남 사천 LIG손해보험 연수원 구름다리 공간에 가로 36미터, 세로 2.4미터에 달하는 이상남 작가의 초대형 작품이 설치된 것. 이번 작품은 그의 경기도 미술관 프로젝트에 이어 한국에서의 두 번째 대형 프로젝트다. “이번 작품은 벽화로도 볼 수 있지만 벽화라 부르지 않아요. 설치적 회화죠. 반영구적으로 걸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직접 만들어낸 300개의 기호와 아이콘이 있는데 인공적인 기억, 나의 상상과 풍경이 담겨 있어요.” 그는 마치 요즘 유행하는 HD(고화질)를 넘어선 또 다른 HD페인팅을 하고 있다. 이번 작품의 제목은 ‘풍경의 알고리즘’으로 이상남이 2008년부터 뉴욕과 서울을 오가며 작업한 최신 연작이다. 마치 컴퓨터 작업을 통해 만들어진 것처럼 보이는 작업은, 직접 수없이 페인팅의 덧칠을 거친 노동집약적인 수작업으로 만들어졌다.

작품이 설치된 모습.(사진=김대희 기자)

레드와 블랙 배경 위에 강렬한 대비를 이루는 형형색색의 기하하적 형상들로 가득 찬 대형 패널이 공중에 떠 있는 건물과 건물 사이의 유리 브리지 벽면 전체에 설치되어 독특한 개성을 자랑한다. 특히 그림의 표면을 극도의 매끄러운 완성 단계에 이르도록 하기 위해 수없이 칠하고 갈아내는 작업을 반복했다. 정교한 공정 과정, 그리고 회화와 디자인의 경계를 교란시키는 기하학적 형상들의 반복적 배치를 통해 그는 서구 모더니티의 기하학적 추상미학을 역동성, 순환성, 비결정성 등의 동양적 개념으로 아우른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작품과 자연적인 풍경의 아름다움을 함께 감상하게 되는 이곳(구름다리)을 건너며 상호교감과 환각을 느낄 수 있는 회화의 블랙홀에 빠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앞으로도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계속 선보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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