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를 펜촉에 묻혀 선을 긋는다. 큰 종이위에 하나의 선. 이제 시작…. 면을 채우고 진한 색감을 내기위한 수많은 겹침. 펜은 펜대로 수많은 드로잉을 해대고 나는 그 선을 보며 치유한다.” 정충진 작가의 그림은 일상이 과거가 되기 전에 우리에게 그 일상적인 풍경이 주는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려 한다. 그의 그림은 자세히 살펴보지 않아도 어려운 미학을 들이대지 않아도 그 풍경들로 하여금 우리를 즐거움 속으로 이끈다. 그의 그림이 주는 즐거움은 친근함 때문이다. 그는 그저 살면서 지나다 보게 되는 그런 풍경들을 담담하게 화면에 옮겨놓는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친근하게 다가온다. 우리가 함께 살고 있는 공간에서 누구나 한번쯤은 만나 보았을 그런 풍경이기 때문이다. 그의 세밀한 그림은 표피적인 사실주의가 아니다. 그저 우리가 함께 살고 있는 일상을 품은 그래서 그의 그림은 ‘살듯 그린 그림’이 된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힐링(Healing)이다. 말 그대로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상처가 있는 모든 이들의 마음을 치유하고자 한다. 흑백의 드로잉선과 절제된 색감은 관객들로 하여금 향수와 추억을 떠올리게 하며 그 속에 머물던 상치를 치유해준다. 이것이 그가 주는 그리고 펜화가 주는 힐링이다. “힐링. 치유는 리턴이다. 회귀다. 상처 이전의 시간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누군들 마음 한 곳 상처가 없을까. 흑백의 드로잉선과 약간의 색은 기억을 자극한다. 추억을 들먹인다. 펜화가 주는 힐링은 이런 아릿한 추억의 향속에 기인한다. 그 추억 속에서 상처가 아문다.” 정충진의 펜화가 주는 힐링을 담은 작품들은 갤러리후에서 30일부터 5월 12일까지‘Healing of Penpoint’이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개인전에서 직접 느껴볼 수 있다. 김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