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예술교육의 산실이자 요람인 서울예술고등학교가 개교 60주년을 맞아 동문이 함께 하는 그리고 미술계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다. ‘자유, 사랑, 평화’라는 교육이념 아래 예술의 발전과 교육에만 전념해 온 서울예고는 음악, 미술, 무용 세 개과가 있으며 현재 국내를 비롯해 세계를 무대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한국 예술계를 빛내고 있는 무수한 예술가들을 배출했다. 서울예고는 1953년 3월 21일 한국전쟁의 막바지에 부산 영도의 허름한 경찰 마구간을 빌려 음악, 미술 분야 신입생 13명으로 처음 문을 열었다. 그해 9월 서울 정동으로 올라와 다시 이화여중·여고 교정에 교실 한 칸을 빌려 어렵게 둥지를 틀었는데 60년 세월을 흐른 현재 졸업생만 약 1만6000명을 배출했다. 그 중에는 지휘자 금난새, 첼리스트 정명화, 피아니스트 김대진, 서양화가 이두식(홍익대 교수), 김종학(세종대 교수), 동양화가 오용길, 국립무용단 예술 감독 윤성주 등 문화계 원로 주역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
매년 평균 400명 정도의 훈련된 학생들을 배출하는 서울예고는 그 중 세 개 학급 인원인 150명 정도가 숙련된 미술 전공자로서의 기본 교육을 충분히 받고 졸업한다. 서울예고는 개교 60주년이 되는 2013년 이를 기념해 미술과 동문이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18부터 26일까지 서울예고 개교 60주년 특별전으로 ‘예술-영원한 빛’을 연다. 기존 준비위원장이였던 이두식 화백이 지난 2월 별세하면서 바통을 이어받은 오용길 이화여대 교수는 “한 인간의 60년이라는 세월도 그 시간 동안 다사다난 했을 텐데 하물며 한 학교의 60년이란 세월은 그에 못지않게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을 것”이라며 “이번 전시는 제자에서 후배가 된 그리고 원로부터 신진작가에 이르기까지 한국 미술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에는 이봉열(2회), 최광선(3회), 이정수(3회) 등 원로와 함께 오용길(10회), 박충흠(10회), 유인수(11회), 이나경(11회), 김태호(13회), 박항률(15회), 이석주(16회), 홍승일(23회) 등 중진들이 흔쾌히 작품을 내놓는다.
또 이동기(31회), 홍경택(32회), 김덕기(33회), 문경원(33회), 양혜규(35회) 등 우리 미술계를 이끌고 있는 젊은 작가들도 참여한다. 무엇보다 박병욱(3회), 최욱경(4회), 이두식(10회), 신성희(13회), 박승규(15회) 등 작고한 작가들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1회부터 54회 졸업생 중 400여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자신들의 기존 작품과 신작을 포함 총 400여점의 회화, 조소, 설치, 영상 공예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데 판매시 생기는 수익금의 일부는 모교의 발전기금으로 사용된다. 이번 행사에는 특별히 참여 동문이 미술과 기금 마련을 위해 제작한 작은 소품을 판매하는 공간도 마련해 진행한다. 김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