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공연, 미술 등 문화의 각 분야는 저마다 매력을 지니고 있다. 각각의 분야를 모두 즐길 수 있다면 좋겠지만 시간이나 공간 또는 비용의 제약이 있을 때도 있다. 이 가운데 영화와 미술이 손을 잡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영화관 메가박스와 대림미술관은 7월 29일 대림미술관에서 ‘슈타이들 展’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M-DAY’ 이벤트를 진행했다. ‘M-DAY’는 7월 마지막 주 월요일 메가박스 회원이면 누구나 대림미술관 전시회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이벤트다. 평소 영화를 즐겨봤던 관객들에겐 미술 또한 접해볼 수 있는 기회이다. 더욱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영화계와 미술계가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M-DAY’의 주가 되는 이번 전시회는 책을 예술의 경지로 이끈 세계적인 출판계의 거장 게르하르트 슈타이들의 ‘How to Make a Book with Steidl : 슈타이들 展’으로,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종이라는 매개체가 예술적 창작물인 책으로 재탄생 되는 여정을 다양한 형태로 소개하고 있다. 슈타이들의 손을 거쳐 출판이라는 과정을 통해 실제의 예술작품이 어떻게 책에 담겼는지, 시각적으로 보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만져보고 후각을 이용하여 체험하는 등 공감각적인 경험을 통해 책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특별한 전시이다. 완벽주의 아티스트들의 히어로이자 살아있는 아트북의 전설 슈타이들은 책과 종이로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가치를 만들어 왔다. 패션, 사진, 회화, 문학 등의 다양한 예술 장르뿐만 아니라 상업브랜드에 이르기까지 출판과 인쇄라는 과정을 하나의 예술의 형식으로 완성시킨 인물이다.
영화와 미술 모두 즐길 수 있도록 각 문화 분야가 협력해 주목 받아 전시에는 현대 사진가들의 교과서로 불리는 로버트 프랭크의 ‘The Americans’(디 아메리칸스, 1958년)이 출간 50주년을 맞아 슈타이들의 손길로 재탄생된 과정이 담긴다. 또한 팝 아트 작가 ‘짐 다인’의 판화원판 느낌을 책속에 재현하기 위한 정교한 디자인적인 고민들 그리고 이를 통해 책의 디자인이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완성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여기에 타이포그래피를 회화에 접목시킨 작업으로 유명한 에드 루쉐(Ed Ruscha)의 권당 1000만원을 호가하는 리미티드 에디션 ‘On the Road’(온 더 로드)가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며 귄터 그라스, 그림형제 문학작품의 커버가 디자인되는 과정이 공개된다. 한편 코토 볼로포와 짐 다인은 이번 한국 전시를 위해 새로운 책을 발간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전시를 위해 4월 한국을 방문했던 슈타이들은 “내 책들을 선보이는 것은 잘 쓰인 요리책을 공개하는 것이다.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한 재료와 방법, 아름다운 아날로그적인 레시피를 살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시에 대해 밝혔다. 대림미술관에서도 영화를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7월 29일 저녁 8시에 D LOUNGE에서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를 상영하는 ‘무비나잇’(MOVIE NIGHT)을 진행했다. 메가박스 뉴콘텐트팀 황인지 담당자는 “관객들이 더욱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미술관 콜라보레이션을 기획했다”며, “미술과 영화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로, 이번 이벤트를 통해 미술관 속 영화관을 체험하는 잊지 못할 특별한 하루를 만들어 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보다 다양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마련되는 영화계와 미술계의 협력이 앞으로도 어떻게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