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목가구와 한국현대추상작가의 작품이 만나는 자리가 마련된다. 조현화랑 부산은 9월 6일부터 10월 12일까지 ‘선의 아름다움’ 전을 연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 주거환경과 밀접해 있는 생활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상생활에 쓰이는 물건들의 기능적인 편리함뿐 아니라 디자인적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등 미(美)에 대한 욕구와 호기심도 늘어났다. 오늘날의 생활디자인, 특히 주생활(住生活)디자인은 여러 시대와 다양한 국가의 문화유산을 조화시킨 절충적인 스타일이 많다. 그 중에서도 특히 가구 디자인은 미적인 요소와 기능적인 요소 그리고 개인의 취향을 만족 시킬 수 있는 개성 표현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번 전시는 한국의 전통 가구를 단순히 역사적 골동품으로만 간주하는 것이 아닌 조선 목가구가 지닌 조형적 미에 대해 주목하고자 한다. 사랑방 가구를 중심으로 이뤄진 이번 전시는 검소하고 절제하고자 했던 선비들의 의식이 미적으로 발현돼 보다 단순하고 담백한 맛을 풍기는 건강한 조형미가 돋보인다. 사랑방 가구는 그 유형이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가구인 책장, 문갑, 탁자, 서안, 연상 등이 소개된다. 조선 목가구중 특히 사랑방 가구는 선의 간결함과 절제미, 순수미가 돋보이는데 이것은 시대의 미의식과 생활상을 잘 반영한다. 사랑방의 가구는 겉의 화려함을 배제하고 검소하며 절제하여 내면에 집중하고자 하는 선비의식이 가장 순수하며 본질에 가까운 재료인 목가구로 잘 반영됐다. 조현화랑 부산은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김환기, 이우환, 박서보, 정상화, 윤형근 작가 개개인의 주관적 심리상태가 크게 작용한 작품은 오히려 절제되고 보다 평화롭기까지 하다”며 “이들의 추상적 행위와 목가구를 대했던 선비들의 미의식, 그리고 목가구를 제작했던 장인의 기술이 함께 전시된 공간에서 그들의 감성과 사유를 함께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