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가을,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동시에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공간이 문을 연다. 문화예술공간 '르:뮤제'(Le Musee)가 2일 청담동에 오픈했다. 문화마케팅그룹 ㈜위드컬처에서 오픈하는 '르:뮤제'(Le Musee)는 패션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편집매장의 시초 콜레트(Colette)에서 모티브를 가지고 왔다. 1997년 파리에 오픈한 콜레트는 '새롭고, 신선하고, 놀라운'이라는 정신으로 파리의 스타일을 이끌고 있다. 파리를 선도하는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곳이 콜레트(Colette)라면, '르:뮤제'는 문화를 담은 공간으로 청담동을 새롭게 이끌어가려는 의미를 담았다. '르:뮤제'가 첫 번째로 기획한 전시는 '반짝이는'이다. 김하얀, 류은경, 왕고은, 정이은 네 명의 작가들이 각각 주얼리와 세라믹을 이용해 자신들만의 작품 세계를 표현한다. 김하얀 작가의 작품은 어린 시절 종이반지를 만들어 손에 대봤던 여자아이의 기억에서 시작됐다. 은의 표면을 특수 처리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종이를 연상할 수 있도록 했으며, 여기에 보석 모양을 그려 넣어 빛나는 것들을 마음껏 가지고 싶은 여성들의 욕구를 나타냈다. 씨앗을 모티브로 화기와 키친, 티타임 등 여성들의 로망을 사로잡는 인테리어 소품을 만드는 류은경 작가는 세라믹을 이용한 작품을 선보인다. 류 작가는 방대한 자연의 범주 속에서 수 세대를 걸쳐 완성된 자연의 아름다움과 씨앗의 성장과정을 단순화된 형태, 곡선, 색상으로 나타내 아름답고 흥미로운 작업을 보여 준다. 평소 파티를 좋아한다는 왕고은 작가는 파티에서 자주 접해왔던 핑거푸드(Finger Food)에서 영감을 받았다. 파티를 좀 더 즐기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다 보니 이런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작품으로 이어졌다. 작고 예쁘게 들고 다닐 수 있는 보석 반지 모양의 접시와 폴딩(Folding) 기법을 적용한 도자식기 등이 아기자기하게 시선을 끈다. 촛농이 흘러내리는 찰나를 담아내 시선을 사로잡는 정이은 작가의 작품은 자유자재로 변화하는 촛농의 특징을 살려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딱딱해 보이기만 하는 주얼리에 접목된 촛농의 이미지는 유연하게 서로를 의지하며 겹겹이 흘러내리는 감성을 전달해 유니크한 작품으로 승화됐다. 이 외에 한국화의 새로운 감각을 표현해 주목 받고 있는 임태규 작가의 특별전도 진행되고 있다. 하이서울페스티벌2013의 작가로 선정된 임태규 작가는 동양의 전통적 재료인 한지와 먹을 사용하면서도 주제와 형식은 완전히 현대적인 것들을 내세워 주목 받고 있다. 특히 그의 작품은 여러 문화 속에서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다채로운 색으로 드러내 현실과 상상이 뒤섞이는 다양성을 드러내고 있다. 이 같이 다양한 개성을 보여주는 작가들의 전시는 '르:뮤제'의 테이블 위에서 완성된다. 작품에서 받은 영감을 고스란히 담은 또 하나의 작품이 테이블에 올려지는 것이다. 위드컬처는 "'르:뮤제'의 메뉴는 전시 주제에 따라 달라진다. 현지의 식재료를 사용한 프렌치식 코스 요리가 전시 작품의 주제를 담아 구성된다"며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기다리는 순간, 그릇에 담겨 나오는 것은 물리적 의미의 음식이 아니라 '르:뮤제'의 공간 속에 스며든 문화와 예술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