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CNB]왕진오 기자= 대구미술관(관장 김선희)이 평균 5개월마다 한번씩 큐레이터를 해고하고 있다며, 큐레이터 파행 인사에 대해 지난 1월 성명서를 발표한 한국큐레이터협회(회장 윤범모)가 대구시(시장 김범일)와 공립미술관인 대구미술관측이 사태 해결에 대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 공개적이고 납득이 될 만한 이유를 밝히라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큐레이터협회는 대구시와 대구미술관이 여전히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반응 외에 어떤 조치나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일은 법 이전의 문제로서, 비상식적인 일을 저지르고도 모르쇠를 일관한다는 것은 공직자로서 책임을 방관하는 것이며 국민과 시민 위에 군림하려는 오만불손한 태도라며, 더 이상 시간을 끌어 문제를 덮으려 해서는 안될 것이다. 지난 1개월 간 보여 온 대구시와 대구미술관의 태도는 문제의 본질을 회피하는 것임은 물론 전문직들에 대한 대구시와 대구미술관의 기본적인 이해와 태도를 그대로 보여준다고 밝혔다. 또한 대구시에 해직된 큐레이터들의 해직사유 및 근무평가에 대한 자료를 거듭 요청할 것이며, 대구미술관의 비도덕성과 자질에 대해 새롭게 문제를 제기하면서 대구시가 감사 등을 통해 진상을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응답하라, 대구시 그리고 대구미술관: 시간을 끌며 답변을 미룬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첫째, 미술관이 화랑인가 국공립이나 사립을 막론하고 미술관은 작품을 매매하거나 중개할 수 없다. 이는 국제박물관 협의회(ICOM)의 전문직 윤리요강 8장 3조에도 명기되어있다. 그런데 국제성을 표방한다는 작금의 대구미술관의 행보는 위험천만하다. 대구미술관에서 2012년 3월에 개최된 모 전시에 출품한 모 작가의 출품작품 중 일부의 판매를 대구미술관이 중개하였고, '이 작가의 작품을 모두 팔아줘야 한다'며 일부 컬렉터, 화랑과 접촉했다는 의혹이 있다. 2013년 6월에 개최된 모 전시에서는 한 화랑의 손님(컬렉터)들을 한 버스에 태워 미술관 개막식에 참석시켰고, 전시 중인 작품을 구매하게 했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이러한 미술관의 일탈에 관한 공공연한 구설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지고 또 해명해야 할 것이다.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립미술관에서 특정 작가의 작품판매를 알선하고 거간노릇을 했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둘째, 사라진 대구미술관 대구미술관은 '쿠사마 야요이' 전시와 관련하여, 수많은 언론보도를 통해 천명했다시피 ‘대구미술관 기획’으로 아시아 주요 국가들을 순회하여 대구미술관을 국제적으로 알리겠다고 공표해왔다. 허나 현재 '대구미술관 기획'의 '쿠사마 야요이'전이 첫 순회지인 MOCA상하이에서 열리고 있는데, MOCA상하이의 홈페이지에 의하면 전시를 기획한 ‘대구미술관’은 간 곳이 없고 ‘김선희 기획’으로 홍보되고 있다. 이는 대구시와 대구시민을 기만하고 동 전시를 통해 대구미술관을 사유화 한 행위이다. 왜 ‘대구미술관’이 기획한 전시가 ‘김선희’ 개인이 기획한 전시로 둔갑했는지 대구시는 이를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셋째, 미술관인가, 전시관인가 대구미술관은 지난해 열린 '쿠사마 야요이' 전시와 관련하여, 많은 관람객들을 유치했다는 이유로 성공적인 전시로 자평했다. 하지만 전시의 내막을 보면 미술관 전시라기보다는 화랑이나 전시관 전시에 불과한 이벤트성 전시로 평가된다. 대구미술관이 국내 최초라고 열을 내 홍보했던 '쿠사마 야요이'전은 실은 10년 전인 2003년 2월 15일부터 5월 11일까지 아트선재센터(서울 종로구 소재)에서 개최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최초라고 홍보하면서 대구시민을 비롯해서 국민을 우롱한 것이다. 만약 10년전에 회고전이 열렸다는 사실을 알고도 ‘국내최초’라고 했다면 이는 대시민, 대국민사기이며, 모르고 했다면 이 전시가 얼마나 철저한 조사연구 없이 졸속으로 치러졌는가를 반증하는 것이다. 또한 유일한 성과척도인 입장객수에는 젖먹이 유아들까지 대거 포함되어 있어 단순히 실적 올리기에만 치중하였다는 비판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눈에 보이는 실적주의, 한탕주의에 대한 뜻있는 시민들은 ‘키즈카페’, ‘돗대기 시장’등으로 이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대구시는 이런 상황을 외면하고 입장객 수만 가지고 공공시설을 평가하는 후진성을 반성해야 할 것이다. 지난 인사파행에서도 볼 수 있듯이, 최근 대구미술관은 새로운 것은 커녕 정상적인 활동을 기대할 수 없는 불통의 산물이자 독선과 독단의 결과물이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대구시민의 몫이 되고 있다. 미술관은 일종의 박물관으로서 공공성을 바탕으로 합리적이며 상식적인 선에서 그리고 국제적인 규범(ICOM의 Museum Ethics)에 기초하여야 한다. 이에 근거하지 않은 ‘어떠한 행위’도 경계해야 할 것이다. 우리협회는 지금의 대구미술관의 사태가 비상식적인 공립미술관운영의 전형이라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으며, 향후 크고 작은 의혹들을 꾸준하게 제기함으로서 올곧은 대구미술관과 한국의 미술관문화를 시민들에게 되돌려드리고자 노력할 것이다. 1. 대구광역시는 대구미술관은 상기의혹을 규명하라. 2. 대구광역시는 대구미술관이 사유화되어 가는 현실을 타개할 방안을 제시하라. 3. 비상식적인 인사를 철회하고 전원 원상 복귀를 시켜라. 4. 연쇄 해임된 큐레이터들의 인사고과, 평가서류를 공개하라. 2014년 2월 4일 한국큐레이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