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CNB]왕진오 기자= 젊은 작가들의 예술적 결과물을 대중에게 선보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화랑가에서 연례적으로 펼치는 신진작가들의 뻔한 기획전이 아니다. 예술과 상품, 고급문화와 저급문화, 갤러리와 일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관람객과 소비자로 이어지는 다양한 욕구를 만족시켜 예술의 대중화를 실현하는 피끓는 젊은 작가들의 톡톡튀는 아이디어가 가득한 작품들이 관객들이 다가오기전에 능동적으로 세상 나들이에 나서는 자리가 2월 13일 서울 통의동 진화랑에서 마련된다. 공예지, 김민영, 김현이, 양아람, 이보윤, 하명은, 한대희. 이들 일곱명의 신진작가들은 아트쉐어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각각 핸드폰 케이스, 배지, 파우치와 가방을 만들어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의 평가를 받는다. 감각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일곱 작가들의 작품은 이미 그 자체로 재료와 매체, 주제에 있어 탈 경계와 다양성의 공존, 소통을 추구하고 있기에 그 작업 정신에 있어서도 열린 관계를 지향한다. 빛이 발하는 순간을 포착한 것 같은 공예지(25)의 작업은 빛과 그것의 작용인 색과 그림자의 효과를 탐구하고 표현한다. 회화, 사진, 도안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의 작업은 시각적 형상에 대한 본질적인 탐구를 함축하고 있다. 김민영과 이보윤은 판타지적인 일상이라는 모순된 상황을 만들어낸다. 김민영(26)은 디지털 프린트와 실크 스크린을 이용해 현실과 상상이 결합된 미묘한 분위기의 공간을 만든다. 무채색의 공간에 사용된 절제된 고채도의 색상은 동화적 감수성마저 자아낸다. 이보윤(32)은 펜과 색연필을 이용해 가장 평범한 공간인 집을 따뜻한 풍경으로 만들어낸다. 얼핏 보면 일상적이고 편안하고 소박한 풍경 같지만 과도하게 반복되는 집, 하늘을 가득 채우는 풍성과 별은 상상력을 자극하며 관람자를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 초대한다. 김현이(26)와 한대희(30)는 서로 다른 시공간에 존재하는 대상들을 한 화면에 모아 초현실적 세계를 창조하는데, 이들의 작업은 생태주의적인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다.
양아람과 하명은은 모더니즘적인 미술 이미지를 차용해 재해석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양아람(28)은 액션 페인팅의 흔적을 정리된 선으로 도식화한 작품을 선보이는데 그것은 마치 불꽃놀이의 순간을 포착한 것과 같다. 순간성과 우연성의 효과가 극대화된 액션 페인팅과 구획이 정확히 나뉘는 형태의 결합은 대립되고 상반되는 가치들의 공존이 가능함을 함축시켜 보여준다. 하명은(35)은 추상 표현주의의 즉흥적 붓 자국을 만화 인쇄의 형식으로 재해석한 리히텐슈타인의 작업에서 영감을 받아 입체적으로 도식화된 붓 자국을 제작했다. 이를 통해 전통에 대한 동시대 작가의 화답이자 다양성에 대한 작가의 탐구를 보여준다. 2월 28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난해하고 멀게 느껴지는 동시대 미술과 관람객 사이의 직접적인 소통이 이루어지고 일상에서 친근하게 예술을 만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발칙한 도전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