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허울을 벗겨내면 남는 것, ‘껍데기’

‘그림자 회화’의 작가 곽남신의 초대개인전 4월 30일까지 개최

다아트 안창현 기자 2014.03.19 08:22:06

‘포토제닉(Photogenic)’, 트레이싱 지에 잉크젯 프린트, 먹 드로잉, 300×300cm, 2014. 곽남신 작가의 작업 현장. (사진=OCI미술관)


(CNB=안창현 기자) OCI미술관은 대상의 실루엣을 이용한 ‘그림자 회화’로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펼쳐온 중견작가 곽남신의 ‘껍데기’전을 3월 12일부터 4월 30일까지 개최한다.

곽 작가는 그동안 인간 삶의 덧없음과 사회의 부조리를 특유의 유머와 도발로 번안하는 작업을 해왔다. 2004년부터 시작된 작가의 대표적인 ‘그림자’ 연작은 삶의 무게를 덜어내고 일상의 모습이나 대중매체 속 이미지를 실루엣만 드러나도록 표현했다. 그림자가 실체의 반영이면서 그 자체로는 무게도 부피도 없는 허상이고, 외부의 변화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생각할 때 작가의 메시지를 드러내는 적합한 매개체라고 하겠다.

이번 ‘껍데기’전에 출품한 약 40여 점의 작품은 대부분 신작으로, 관객은 작가의 새로운 시도들을 엿볼 수 있다. 작가의 관점을 직접 피력하는 ‘마초’라는 소재를 비롯해 키네틱 기법과 비닐합성 재료의 사용, 형상이 그대로 드러나는 드로잉 등 새로운 창작 방법들이 눈길을 끈다.

이러한 시도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풍자와 유머의 강도를 높이면서도 “고슴도치의 거리”를 유지하려는 작가의 태도에서 비롯했다. 전시장 초입에 자리한 3m의 대형 드로잉 ‘포토제닉(Photogenic)’은 카메라를 의식한 바디빌더가 역기를 드는 과도한 제스처를 보여준다.

또한 터질 것 같은 자신의 근육을 보며 흡적한 표정을 짓는 ‘꿈꾸는 마초’의 우스꽝스러운 모습, 운동선수를 취재하려고 구름떼처럼 달려든 ‘세레모니’의 사진기자들 등 작품은 인간 사회의 과잉된 욕망과 허상을 쫓는 속성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들 모두 우리 눈을 쉽게 현혹시키는 현대사회의 ‘껍데기’들인 것이다.

중견작가의 참신하고 치열한 예술적 실험, 정색하지 않고 관객에게 농담처럼 던지는 메시지와 여유. 이번 전시에서 곽 작가는 허울을 벗기면 결국 삶에서 남는 것들을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isangahn@cn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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