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아트 안창현 기자 2014.03.24 12:57:39
김태균, ‘Sunshine Kiss_2013년 9월 03일’. (제공=코너아트스페이스)
압구정에 위치한 코너아트스페이스에서 연인들의 진한 키스 사진이 대형으로 출력되어 전시되고 있다. 거리를 나선 사람들은 우연히 코너아트스페이스의 쇼윈도에서 대형으로 걸린 남녀가 키스를 나누는 사적인 순간을 목격할 것이다.
우리는 바야흐로 사진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장소불문하고 사진을 찍는 행위는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실시간으로 SNS나 온라인 상에 사진을 업로드하여 누구든 볼 수 있게 공유하기도 한다. 이렇게 넘쳐나는 사진 이미지 속에서 작가는 연인이 진하게 키스하는 은밀한 순간을 촬영한 사진 연작을 제작했다.
사진작가 김태균은 연애 사실이 폭로되는 대중매체 속 스캔들 기사에서 왜 사랑하는 연인의 이미지가 폭력이 되는가에 의문을 갖고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힌다. 이후 작가는 자진해서 자신들의 사적인 감정을 ‘폭로’하는 커플들을 찾아 촬영했다. 그것도 은말한 밤이 아닌 한낮에 촬영하며 플래시가 터지는 순간의 키스 장면을 담았다.
코너아트스페이스의 이혜림 큐레이터는 “김태균 작가는 카메라라는 이미지 기록 매체와 키스라는 사적인 행위 간의 이질성을 이용한다”고 말한다. 작가는 순간적인 행위를 포착하여 재빠르게 결정적인 순간을 고정하는 스냅사진을 이용해, 대상이 포즈를 취함으로서 왜곡되는 사진의 특성을 제거하고 가능한 자의적 요소들을 최소화한다.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는 사진을 “사적인 것이 공적인 것으로 침입해 들어온 것, 혹은 어떤 새로운 사회적 가치 창조라고 할 수 있는 사적인 것의 공개와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말했다. 전시장에서 연인들의 내밀한 키스 사진을 보는 관객은 이런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 사이의 경계에서 낯선 감정을 느낄 것이다.
김태균 작가는 중앙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하고, 패션 포토그래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스냅 형식으로 촬영된 작가의 패션 화보는 개인 작업에서 영감을 받아 이루어진다고 한다. 순수예술과 상업예술, 정형과 비정형, 주변과 중심 등에서 경계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것을 무화(Less)시키고 소멸(Less)시키는 이미지를 포착하는 작업을 한다.
안창현 기자 isangahn@cn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