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아트 김금영 기자 기자 2016.05.20 18:12:53
최윤정, '팝 키즈(Pop Kids) #99'. 캔버스에 오일, 53 x 53cm. 2016.
미디어 환경이 만들어 낸 현대인의 욕망을 따라가는 작업을 선보이는 최윤정의 개인전 '팔로우 미(Follow Me)'가 갤러리반디트라소에서 6월 1~24일 펼쳐진다.
현대사회에서 대중은 미디어에 의해 정보를 접하고 이미지를 소비한다. 미디어에 의한 반복된 주입은 아무런 자각 없이 대중의 무의식 속에 자리잡는다. 그리고 이 가운데 주입 당한 욕망이 탄생한다.
작가는 대중에게 친숙하고도 강렬한 이미지를 통해 욕망을 표현한다. 유명인이나 캐릭터 등 대중적 이미지를 안경 프레임에 삽입하는 식이다. 이를 통해 현대사회를 지배하는 미디어 시스템과 그 안에 갇힌 대중들의 왜곡된 인식에 대해 짚는다.
최윤정, '팝 키즈(Pop Kids) #90'. 캔버스에 오일, 53 x 53cm. 2015.
이번 전시에서는 특히 가공된 이미지와 실재의 모순된 이미지를 더욱 강조해 보여준다. 허상과 실재, 허구와 진실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에 관한 시사적 이슈까지 유머러스하면서도 날카롭게 풍자한다.
한 예로 올 여름에 열리는 브라질 올림픽을 계기로 브라질에 관한 이슈가 뜨거운 현 시점에서 작가는 브라질 국기 이미지와 아마존이 녹아 내리는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해 보여준다. 이는 인간의 잘못된 욕망으로 파괴돼가는 자연을 날카롭게 꼬집는 것이다.
색깔만 다를 뿐 똑같은 머리스타일에 똑같은 줄무늬 티셔츠를 입고, 탱탱하다 못해 터질 듯한 얼굴이 화면을 가득 메우는 작품도 끈다. 각양각색의 독특한 이미지의 안경까지 쓴 인물들은 30가지가 넘는 맛을 콘셉트로 내세운 아이스크림 광고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최윤정, '팝 키즈(Pop Kids) #87'. 캔버스에 오일, 53 x 53cm. 2015.
강렬한 이미지로 눈을 현혹시키는 이 작품들은, 반복적인 이미지로 대중의 눈을 현혹시켜 허구와 실제에 대한 인식의 경계를 점점 더 흐릿하게 만드는 현상을 짚는다.
갤러리반디트라소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미디어를 통해 각인된 이미지들과 정보에 익숙해져,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이 실체라는 착각 속 한치의 의심 없는 우리의 모습을 표현한다"며 "작가는 현대사회를 지배하는 미디어의 시스템 뿐 아니라 대중의 무비판적인 수용에 대한 문제제기로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을 환기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보는 것과 안다고 믿는 것. 그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의심하고 뒤집어 생각할 수 있는 힘. 작가는 이 이야기를 하고자 오늘도 꾸준히 작업을 이어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