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미, ‘되살아난 공포’. 신문에 드로잉, 56 x 38cm. 2009.
서울 합정동의 예술공간 합정지구는 ‘Collapse(붕괴)'전을 연다.
이 전시는 현대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나며, 개인의 무력감을 일으키는 붕괴현상으로부터 스스로를 바로 세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본다.
기획자 심소미는 Callapse전에 관해 “오늘날의 무방비적인 붕괴 현상을 구조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붕괴하는 혼돈의 상황이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 그리고 이런 현상을 가중시키는 사회 시스템의 모순을 들여다본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회 붕괴 현상은 위기가 올 때마다 개인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곤 한다.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세월호 같은 사고는 그 원인이 개인의 타락과 몰락에서 시작됐다는 것을 알려준다”며 전시 동기를 전했다.
이 전시는 연미, 크리스토프 르 비앙, 이충열, 플로리안 골드만, 성유삼, 강신대 여섯 작가의 작업으로 붕괴가 일어나는 과정의 관계를 살피고, 그 이면에서 ‘진행 중인 붕괴’의 구조에 접근한다.
작가 연미는 신문을 연탄이나 목탄으로 검게 칠해 사실상 읽을 수 없게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칠해지지 않은 부분들의 글자들은 편집된 사회적 징후들을 의미한다. 그의 작업은 정치사회적 목적에 의해 극대화되거나 조작되고 편집되는 현실, 그리고 근거 없는 공포를 확산시켜 비판적 판단을 흐리게 하는 미디어 권력을 짐작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