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들의 초상을 극사실적으로 그려내는 화가 강형구(57)가 10월 14일부터 12월 25일까지 싱가포르 현대미술관에서 초대 개인전을 갖는다. '강형구: 버닝 게이즈(Hyung Koo Kang: The Burning Gaze)'란 제목으로 열리는 전시회는 회고전 형식이다. 작가의 가장 대중적인 인물 초상화와 즉흥적인 캐리커처, 조각, 자화상 등 지난 10년 동안 작업한 회화, 드로잉, 조각 50여점을 소개한다. 강형구는 빈센트 반고흐, 앤디 워홀, 오드리 햅번 등 유명인들의 초상을 극사실적으로 표현하면서 높이 평가를 받는 작가다. 그는 단순히 복사되고 복제되는 사진은 회화의 중요성을 떨어뜨린다고 믿는다. 대신 그의 극사실적인 기법으로 머리카락이나 주름 등을 묘사해 '사진보다 더 사실 같은 작품'을 만들어낸다. 이번 전시는 강형구 최초의 회고전으로 작가의 가장 대중적인 인물 초상화, 즉흥적인 캐리커처와 조각들, 그리고 시선을 사로잡는 그의 세밀한 자화상까지 지난 10년간의 작업을 조망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전시를 앞두고 아라리오갤러리 청담점에서 만난 작가는 “이번 전시는 현재 저를 대표할 수 있는 초상화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한 자리에서 보여주는 기회”라며 “학창 시절 그린 그림부터 지금까지 해온 작업을 망라해 보여준다. 그 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작품도 함께 공개한다”고 말했다.
또한 강 작가는 전시 진행에 자신만의 원칙이 있다고 말했다. “전시회를 준비할 때 언제나 새로운 작품을 관람객에게 보여주는 것입니다”이다. 그는 “작가가 전시회를 여는 것은 자신의 오늘과 내일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인데, 기왕에 보여준 작품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작가의 의무가 아닌 것 같다”는 말이었다. 피부의 땀구멍이나 한 올 한 올 머리카락을 그리는 그의 세밀한 인물 작업은 평균 이상의 작업량을 필요로 한다. 이번 전시는 싱가포르미술관에서 열리는 최초의 한국 작가 개인전이자, 작가 입장에선 최초의 회고전이다. 싱가포르 관람객에게 강형구의 열정과 집념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전시 출품작 중 80% 이상은 이미 국내ㆍ외 주요 컬렉터들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로, 약 10여 개국의 소유주로부터 작품을 대여하여 전시하는 형식을 취했다. 미술관 측에서는 그동안 판매가 된 작품들 중에서도 주요 작품만 엄선하여 전시함으로써 강 작가의 근 10여 년간 대표작들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