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 문살을 재료로 한 2007년 작 '그래-알아-병풍', 현대 미술가의 생활상에 대한 인식을 담고 있는 광원 조각 신작 3점, 향수와 샤머니즘적 감각을 탐구하는 '현장 육면체'등 양혜규(40)의 다양한 면모를 발견 할 수 있는 작업들이 12월 1일부터 4일까지 개최되는 아트 바젤 마이애미비치 '두 번의 겨울' 특별전에 선을 보인다. 양혜규의 광원 조각 신작 '회전 시간대', '선회 시간대', '흐르는 시간대'는 우리에게 익숙한 공산품 재료와 조명이 기기묘묘하게 걸려 추상적으로 변모하고 의인화된다.
한편 '현장 육면체'는 형식적으로 미니멀리즘적 전통을 연상시키면서도, 재료로 사용된 촛불, 유리 화병 등 가정의 일상적인 소품이 일으키는 향수와 샤머니즘적 감각을 탐구한다. 현장육면체와 짝지워진 음성 작품 '모래 동굴 안의 곰 여인 이야기'는 단군 시화와 아베 고보의 '모래의 여자'를 각색한 작가의 글로, 전시장에 울려 퍼지며 사물이 제식을 통하여 샤머니즘적으로 재해석괴는 양상에 대한 작업이다. 여기에 깃든 열망의 감각은 전시 공간의 벽에 걸린 네 쌍의 '신용양호자들'에서도 확인된다. '신용양호자들'은 편지봉투 내지의 패턴을 사용해 만든 콜라주 작업으로, 이번 전시에서는 네 쌍으로 짝지어져 2010년 시작된 이래 보다 자유롭게 변주되어온 연작의 형식 실험을 엿보게 된다.
전시 제목인 '두 번의 겨울'과 함께, 각자 다른 시간대를 상징하도록 이름 붙여진 광원 조각 3 점은 초겨울을 베를린과 서울에서 작업하고 마이애미의 또 다른 겨울로 옮겨가는 경험과 미술계의 주요 행사를 전전하는 현대 미술가의 생활상에 대한 인식을 담고 있다. 이러한 '이동작업'을 통해 작가는 유럽·아시아·아메리카 세 대륙을 잇는 정서적인 교감뿐 아니라, 각 지역의 겨울을 직접 경험하는 기회를 작업으로 소화해 낸다. 전시문의 02-3210-98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