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대’를 주재료로 ‘치유’와 ‘위로’를 표현하는 서희수 도예전 ‘FLOW’가 30일부터 12월 13일까지 열린다. 붕대는 때로 고통을 그대로 드러낸 상처로 보일 수 있으나 그것은 바로 또 하나의 치유가 시작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붕대의 ‘감아올림’ 작업방식은 작가에게 몰입(플로우-flow)의 상태로 만들어주며 이러한 몰입의 상태는 물이 흘러가는 것처럼 막힘없이, 거침없이 흘러가는 상태로 작가 본인에게 스스로 가했던 자해의 시간들을 치유해주고 그것에서 진정한 자유로움과 편안함을 느끼게 해준다.
서희수에게 있어서 탐미적인 색깔의 탐색은 욕망의 표현이며 보상받지 못한 욕구에 대한 허기의 채움과도 같다. 은근하기도 하며 때로는 적나라기도한 색깔은 소심한 자아, 나약한 자아, 무심한 자아에 새로운 신선한 에너지의 기운을 실어다 준다. 반복적 단순작업과 더불어 기술과 도전을 요하는 서희수의 작업방식은 작가 스스로에게 그것이 충족되어졌을 때 느껴지는 단순 즐거움이 아닌, 다른 감정으로 자아의 성장과 함께 행복의 본질을 깨닫게 해주며 창조적인 자신을 만나게 한다. 서희수는 작업노트를 통해 “나의 붕대작업은 그 긴 여정을 통해 완성되어지고 있으며 그 완성을 위한 과정은 나에게 시공간을 잊고, 자신마저도 잊고 빠져든 '미치도록 행복한' 몰입의 순간을 기억하게 한다. 모든 것은 잊고 나의 자의식이 사라지며 그 깃털처럼 가벼운 순간. 무의식적으로 행복감을 느끼고 잊어버렸을 지도 모르는 그 시간들을 되찾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