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북] 색의 인문학

다아트 김금영 기자 2020.03.24 09:18:14

색의 상징성은 절대 고정불변한 것이 아니다. 시대와 장소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사랑을 받기도, 배척을 당하기도 한다. ‘웨딩드레스’ 하면 대부분 하양을 떠올리겠지만, 불과 몇 세기 전까지만 해도 화려하고 빛나는 빨강이었다고 이 책은 짚는다. 빨강은 권력의 힘, 전쟁에서의 승리, 화려한 아름다움 등을 의미했기에 사랑받은 색이라는 것. 여기에서 흥미로운 건 대부분의 색이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 즉 양면성을 지닌 점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 책은 소설가 겸 기자인 도미니크 시모네가 질문하고 미셸 파스투로가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미셸 파스투로는 사람들이 색에 품고 있는 사회 규범과 금기, 편견 등을 설명하고, 다양한 의미로 변주돼 우리의 사회·문화적 환경과 태도, 언어와 상상계에 미치는 색의 영향력을 역설한다. 그는 “그림이나 장식물, 건축, 광고를 비롯해 우리가 일상에서 소비하는 제품, 옷, 자동차 등 이 세상 모든 것들의 색이 비밀에 싸인, 불문(不文)의 코드로 지배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우리는 파랑, 빨강, 하양, 초록, 노랑, 검정의 여섯 가지 ‘기본색’으로 이뤄진 체계 속에서 살고 있다”며 이 색들의 후발 주자로는 보라, 주황, 분홍, 밤색, 회색을 꼽는다. 저자는 파랑엔 합의를 이끌어 내는 힘이 있고, 빨강은 피와 불, 덕성과 죄악을 동시에 주무르며, 하양은 천사나 유령의 색, 자숙과 불면의 밤을 상징하는 색이라고 말한다. 초록은 위선과 교활, 요행과 우연, 불충한 사랑을 상징하며, 노랑은 자신의 처지에 부당함을 느끼는 콤플렉스 투성이의 색이라고 말한다. 또 겉 다르고 속 다른 검정은 엄격함과 뉘우침의 색인 동시에, 의식용 정장에서와 같이 우아함과 오만함의 색이라고 주장한다.


미셸 파스투로·도미니크 시모네 지음, 고봉만 옮김 / 2만 2000원 / 미술문화 펴냄 / 1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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