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셸 오토니엘, 프랑스 아비뇽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개인전 《오토니엘 코스모스 혹은 사랑의 유령》개최

지난 30여 년간 쌓아온 시적이고 상징적인 조형 세계를 아비뇽의 역사적 명소에 펼쳐 보이는 전례 없는 기획이자 역대 최대 규모의 전시

다아트 안용호 기자 2025.06.24 14:29:59

장-미셸 오토니엘 작가 프로필 이미지. 사진: Christophe Aubry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프랑스를 대표하는 현대미술가 장-미셸 오토니엘(Jean-Michel Othoniel)의 개인전 《오토니엘 코스모스 혹은 사랑의 유령(OTHONIEL COSMOS or the Ghost of Love)》이 2025년 6월 28일부터 2026년 1월 4일까지 프랑스 아비뇽(Avignon) 전역에서 개최된다. 아비뇽의 ‘유럽 문화 수도’ 선정 25주년, 그리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30주년을 기념하여 마련된 이번 프로젝트는 오토니엘이 지난 30여 년간 쌓아온 시적이고 상징적인 조형 세계를 아비뇽의 역사적 명소에 펼쳐 보이는 전례 없는 기획이자 역대 최대 규모의 전시이다.

장-미셸 오토니엘 개인전 《오토니엘 코스모스 혹은 사랑의 유령》 전시전경
프랑스 아비뇽 교황청 내 그랑드 샤펠, 2025 사진: Othoniel Studio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장-미셸 오토니엘 개인전 《오토니엘 코스모스 혹은 사랑의 유령》 전시전경
프랑스 아비뇽 교황청 내 샤펠 생 마르시알, 2025. 사진: François Deladerrière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아비뇽 교황청(Palais des Papes), 아비뇽 다리(Pont d’Avignon), 쁘띠 팔레-루브르 박물관(Petit Palais-Louvre Museum), 칼베 미술관(Calvet Museum), 레퀴엥 미술관(Requien Museum), 라피데르 박물관(Lapidary Museum), 생 클레르 예배당(Sainte-Claire Chapel), 뱅 퐁메르(Bains Pommer), 람베르 컬렉션(Lambert Collection), 아비뇽 교황청 광장(Place du Palais des Papes)을 포함한 도시의 역사적인 장소 10 곳에서 전시가 열리는 가운데, 총 260점의 작품 중 160점은 프랑스에서 처음 공개된다.

장-미셸 오토니엘 개인전 《오토니엘 코스모스 혹은 사랑의 유령》 전시전경
프랑스 아비뇽 다리, 2025. 사진: François Deladerrière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장-미셸 오토니엘 개인전 《오토니엘 코스모스 혹은 사랑의 유령》 전시전경
프랑스 아비뇽 라피데르 미술관, 2025. 사진: François Deladerrière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이번 프로젝트의 중심이 되는 교황청에는 15개 공간에 걸쳐 총 133점의 작품이 전시되며, 이 중 106점은 교황청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신작이다. 교황의 중요한 손님들을 위한 접견실이자 전실(前室)로 사용되었던 샹브르 드 파르망(Chambre de Parement)에 자리하는 〈별자리(Les Constellations)〉는 미러글라스와 금박을 사용한 12점의 공중 조각 연작으로, 열두 개의 별자리를 형상화한다. 과거 주요 종교 의식이 열리던 공간이자 아비뇽 교황청의 가장 큰 공간인 그랑드 샤펠(Grande Chapelle)에는 지름 5미터에 달하는 대형 금빛 천체 조각 4점으로 구성된 〈코스모스(COSMOS)〉가 거대한 모빌의 형상으로 천장에 매달려 있으며, 방의 바닥에는 소용돌이치는 형상의 파란 벽돌 작품이 넓게 펼쳐진다. 뿐만 아니라 교황청 궁전 정원에 위치한 분수에 놓인 무라노 유리, 금을 개금한 청동 조형물 〈환희의 분수(La Fontaine des Délices)〉를 비롯해 금박으로 장식된 높이 10미터의 움직이는 조각과 60점의 백금박 회화 등 다채로운 작품이 교황청 곳곳에 펼쳐진다.

이 외에도 도시의 관문으로 기능하는 아비뇽 다리에는 론(Rhône) 선원의 십자가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금과 유리로 이루어진 십자가 조각이 자리한다. 또한, 쁘띠 팔레-루브르 박물관에는 성인과 성모, 연인들의 머리 위를 감싸는 신성한 사랑의 광휘(halo)를 모티프로 하여 제작한 금박 유리 원형 설치작 40점이 배치된다. 칼베 미술관에는 연꽃에서 영감을 받은 조각들이 박물관의 고전 조각 및 주변 풍경과 조화를 이루어 전시되며, 라피데르 박물관에는 인도에서 제작한 유리 벽돌로 구성된 〈프레셔스 스톤월(Precious Stonewall)〉이 고대 제단 및 묘지와의 관계망 하에 설치된다. 또한 생 클레르 예배당에는 1337년 이탈리아 시인 페트라르카(Petrarch)가 짝사랑의 대상이 되는 여인 라우라(Laura)를 처음 목격한 장소의 전설을 바탕으로, 커다란 붉은 유리 하트 조각 〈심장(Le Cœur)〉이 자리한다. 뱅 퐁메르에는 유리로 제작된 소형 분수들이 놓여 물과 감정, 연정의 흐름을 은유한다. 람베르 컬렉션에서는 오토니엘이 어린 시절 생테티엔 미술관(Saint-Étienne Museum)에서 접한 미니멀리즘과 추상에 경의를 표하는 신작을 통해 예술의 원점으로 회귀하는 시간이 마련된다.

장-미셸 오토니엘의 설치작을 무대로 삼는 퍼포먼스 〈미드나잇 소울(Midnight Souls)〉 레퍼런스 이미지. 사진: Othoniel Studio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이렇듯 도시의 주요 장소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작가의 작품들은 조각과 회화, 금과 유리 등 서로 다른 재료와 형식을 하나의 세계로 어우른다. 나아가 마치 거대한 ‘오페라 극’과도 같이 도시 전체를 하나의 무대로 변모시킨다. 그중 정점은 8월 초에 교황청의 중정인 쿠르 도뇌르(Cour d’Honneur)에서 열리는 설치와 공연이 결합된 형태의 퍼포먼스 〈미드나잇 소울(Midnight Souls)〉이다. 오토니엘의 설치작을 무대로 삼는 본 공연은 안무가 캐롤린 칼슨(Carolyn Carlson)이 안무 제작을 맡았으며 파리 오페라단 무용수 위고 마르샹(Hugo Marchand)과 카를린 오스몽(Caroline Osmont), 그리고 캐롤린 칼슨 컴퍼니의 유하 마르샬로(Juha Marsalo)가 함께한다.

이번 전시는 아비뇽이 지닌 역사적·문학적 배경을 기반으로, 도시 전역의 문화유산과 현대 미술을 적극적으로 연결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14세기 교황청을 중심으로 형성된 아비뇽의 고유한 장소성을 반영하는 본 전시는 공공 공간을 무대로 한 동시대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안한다. 장-미셸 오토니엘은 총 260점의 대규모 작품군을 통해 사랑, 상실, 기억 등 인간의 감정과 관계를 다양한 조형 언어로 제시하며, 장소에 특화된 설치 작업을 통해 고전과 현대, 종교적 상징성과 조형적 실험이 교차하는 독창적인 전시를 구현한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

관련태그
장-미셸 오토니엘  오토니엘 코스모스 혹은 사랑의 유령  아비뇽  국제갤러리

다아트 TWITTER

더보기
  1. [전시 취재 요청]
    온/오프라인 프로젝트로…
  2. [전시 취재 요청]
    박장배 'Obsession…
  3. [전시 취재 요청]
    갤러리도스 2020하반기 공…
  4. [전시 취재 요청]
    MoPS 삼청별관 《Port…
  5. [전시 취재 요청]
    한미사진미술관 소장품전…
  6. [전시 취재 요청]
    2020 하반기 갤러리도스…
  7. [전시 취재 요청]
    2020년도 금호창작스튜디…
  8. [전시 취재 요청]
    2020하반기 갤러리도스 공…
  9. [전시 취재 요청]
    2020하반기 공모전 '흐름…
  10. [전시 취재 요청]
    갤러리도스 기획 김수진 '…
  11. [전시 취재 요청]
    갤러리도스 기획 강민주 '…
  12. [전시 취재 요청]
    갤러리 도스 기획 맹혜영…
  13. [전시 취재 요청]
    [누크갤러리] 강홍구, 유…
  14. [전시 취재 요청]
    갤러리도스 기획 권지은…
  15. [전시 취재 요청]
    [금호미술관] 김보희 초…
  16. [기타 행사 보도 요청]
    [아트선재센터] 웹사이…
  17. [전시 취재 요청]
    갤러리도스 기획 조재형 '…
  18. [전시 취재 요청]
    김희조 BYR : Prime El…
  19. [전시 취재 요청]
    2019 예비 전속작가제 결…
  20. [전시 취재 요청]
    갤러리도스 기획 백신혜 '…
  21. [전시 취재 요청]
    갤러리도스 기획 이진아 '…

다아트 추천 동영상

William Kentridge, 'What Will Come'.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