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전시] 로메로 브리토가 그린 알록달록 사랑·행복·희망

대원뮤지엄 ‘컬러 오브 원더랜드’전 100여 점 전시

다아트 김금영 기자 2018.07.10 11:14:05

팝 아티스트 로메로 브리토.(사진=연합뉴스)

(CNB저널 = 김금영 기자) 어린 나이에 독학으로 미술을 배운 한 소년. 신문이나 판지 조각 등 세상의 모든 것들이 그의 캔버스가 됐다. 힘든 환경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았던 이 소년은 파리에서 마티스와 피카소의 작품들을 접했다. 대가들의 작품에 깊은 감명을 받은 그는 그림을 더욱 열심히 그렸고, 이후 ‘피카소에 마티스의 색을 입힌 팝 아티스트’라는 평가를 받는다.

 

대원미디어가 용산 아이파크몰 6층 팝콘D스퀘어 내 대원뮤지엄에서 팝 아티스트 로메로 브리토의 한국 특별전 ‘컬러 오브 원더랜드’를 11월 15일까지 연다. 뉴욕 타임즈가 “따스함, 긍정적 에너지, 그리고 사랑이 흘러나온다”고 표현했듯 브리토의 작품들은 세상에 대한 긍정적 관점을 담은 것이 특징이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시각적 언어를 사용해 많은 이들에게 행복과 희망을 전하는 것.

 

빨간색이 주요 테마로 이뤄진 ‘사랑’ 섹션.(사진=김금영 기자)

이런 브리토의 감수성은 아우디, 벤틀리, 코카콜라, 월트 디즈니, 에비앙, 위블로, 마텔과 같은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으로도 이어졌다. 이밖에 2010년 월드컵의 공식 예술가 및 2014년 FIFA 브라질 월드컵의 홍보대사로 활동했고, 최근에는 2016년 리우 올림픽 대회의 성화 봉송 명예 주자로 초대받아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또한 2008년과 2010년의 카루젤 뒤 루브르에서 열린 살롱 드 라 소시에테 나쇼날 데 보자르 전시, 2013년 소우마야 미술관 등을 포함해 100개 이상 국가들의 갤러리와 미술관에서 전시를 열며 다양한 관람객들을 만났다.

 

이번엔 한국을 찾았다. 정동훈 대원미디어 대표는 “브리토는 희망을 말하는 예술가다. 어렸을 적 불우한 환경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결코 좌절하지 않고 예술의 힘으로 지금의 자리까지 왔다”며 “그는 컬러풀한 색상의 작업들로 많이 알려졌지만, 단지 이에 그치지 않고 역경을 딛고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보여준다. 이 점들이 오늘날 지친 현대인에게 위안을 전해줄 수 있다고 생각해 이번 전시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행복’ 섹션에는 화사한 노란색을 바탕으로 긍정적 분위기를 내뿜는 작품들이 설치됐다.(사진=김금영 기자)

한국 전시에는 100여 점의 회화, 조각, 영상 등을 선보인다. 우종범 전시 감독은 “이번 전시는 ‘환상의 나라’를 콘셉트로 한다. 화려한 겉모습에 치중하는 현대 사회의 단면을 다룸과 동시에 우리가 삶에서 특별하다고 여기지 않은 것들 속 가치를 되돌아보는 시도를 한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전시는 크게 사랑, 행복, 희망 세 가지 섹션으로 나눠진다. 브리토는 평소 “내가 작업의 영감을 받는 곳은 따로 국한돼 있지 않다. 일상 속 자연과 가족 등 모든 것이 소재가 될 수 있다”고 작업관을 밝혀 왔다. 복잡한 해석 없이 그저 마음으로 작품을 감상하고 받아들이기를 바라는 그의 마음이 전시장에서 느껴진다.

 

지친 현대인에 위로를 전하는 작가의 원더랜드

 

‘희망’ 섹션에 설치된 회화와 조각 작품.(사진=김금영 기자)

먼저 사랑 섹션에 들어서면 하트 모양의 그림을 담은 작품을 비롯해 알록달록한 색상으로 표현된 사랑 이야기가 가득하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넘치는 축복과 환희의 장소로 바꾸길 바란다”는 브리토의 신념이 드러나는 공간이다. 이 섹션의 주요 색상은 빨강이다. 정열의 빨간 색상이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마음을 들뜨게 한다.

 

이어지는 행복 섹션은 화사한 노란빛으로 가득하다. 행복은 브리토가 그림을 그리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그는 “나의 예술은 나의 세상”이라며 “나의 완벽한 작은 세상을 만들어 나의 행복 바이러스를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싶다”고 자신의 마음을 밝혔다.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부터 개, 고양이, 동물까지 밝은 기운이 공간을 가득 채운다.

 

스파이더맨, 스타워즈 등 로메로 브리토가 다양한 브랜드와 진행한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살필 수 있다.(사진=김금영 기자)

푸른 빛깔이 가득한 희망 섹션은 청량감을 준다. 희망은 브리토가 지금까지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한 원동력이다. “나는 삶의 불행을 외면할 수 있다고 믿지는 않는다. 하지만 세상의 어두운 면만을 이야기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보고자 노력했던  브리토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공간이기도 하다.

 

주요 테마인 사랑, 행복, 희망 섹션 외 브리토가 그간 펼쳐 온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보라색이 주요 색상으로 설정된 이 공간에는 브리토의 손길로 다시 태어난 백설공주, 미키 마우스, 스타워즈의 요다 등을 볼 수 있다. 인기 캐릭터의 색다른 탄생이 주목되는 공간이다. 캐릭터뿐 아니라 마이클 잭슨 등 유명 인사가 브리토의 손길로 다시 태어난 현장도 볼 수 있다.

 

마이클 잭슨 등 유명 인사가 로메로 브리토의 손길로 재탄생했다.(사진=김금영 기자)

가장 마지막에는 한국 전시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미디어 아트가 설치됐다. 브리토의 대형 설치물 위에 작가 특유의 알록달록한 색감이 돋보이는 영상이 끊임없이 흘러나오며 설치물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생동감을 전해준다. 브리토는 “이번 한국 전시만을 위해 특별히 작업한 것”이라며 “주로 캔버스 위가 익숙했던 내게도 아주 흥미로운 작업이었다. 작품과 비디오 영상의 혼합을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이 전시를 통해 브리토는 예술의 파급 효과를 세상에 알리고자 한다. 브리토는 작가이자 전 세계 자선 단체들을 위해 뛰는 운동가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예술은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공유해야만 한다”고 믿는 예술가다. 250개 이상의 자선 단체들을 위해 시간과 재능, 그리고 자금을 기부해 온 그는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 경제 포럼의 예술 주제 발표자로 선정되기도 했고, 하버드 국제 협상 프로그램의 ‘자랑스러운 설립 후원자’이기도 하다.

 

이번 한국 전시를 위해 마련된 미디어 아트 작업.(사진=김금영 기자)

또한 국제 베스트 버디스와 세인트 주드 아동 연구 병원 등에서 이사직을 맡고 있으며 최근에는 영국의 찰스 왕세자가 설립한 자선단체인 프린스 트러스트의 이사회에 임명됐다. 안진옥 전시 커머셔너는 “긍정적 변화의 주체로서의 예술가의 역할을 믿는 브리토는 세계 여러 문제에 있어서 예술이 수행하게 될 역할을 더욱 발전시키고 지지할 것이라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그는 자신의 어려웠던 삶을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자신이 힘들다고 또 어렵고 힘든 그림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보다는 긍정의 힘을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길 바랐고 그려왔다”고 말했다.

 

브리토는 “사람들은 자선 활동을 왜 그리 열심히 하냐고 궁금해 한다. 나 또한 어렵게 자랐기에 힘든 삶을 알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절실한 마음을 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나눔과 자선, 기부가 일상이 됐다. 그리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고자 노력했다”며 “이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나는 예술가로서 일상 속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우리가 갖고 있는 사랑, 행복, 희망을 작품에 담아 사람들에게 전한다. 사랑을 하고, 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내 작품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돼 세상이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면 기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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