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이탈리아 베니스에서《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정영선과 협업자들》개최

산마르코아트센터 초청 《정영선: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이탈리아 베니스 순회전

다아트 안용호 기자 2025.05.07 13:18:05

전시전경 ⓒ김용관,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전시전경 ⓒ김용관,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1)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은 2024년 개최되어 큰 호응을 받았던 개관 이래 최초의 조경 전시인 《정영선: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의 해외 순회전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정영선과 협업자들》을 이탈리아 베니스 산마르코아트센터(SMAC)에서 5월 9일(금)부터 7월 13일(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산마르코아트센터의 개관 특별전으로 한국-이탈리아 상호문화교류의해(2024-2025)를 기념하여 산마르코아트센터의 초청으로 성사되었다. 전시가 개최되는 산마르코아트센터는 16세기 베니스 행정관청으로 사용되던 프로쿠라티에(Procuratie)를 영국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David Chipperfield)가 리노베이션했다. 건축계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의 2023년도 수상자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본 전시의 협업자로 참여한다.

《이 땅에 숨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정영선과 협업자들》은 ‘회복탄력성’과 ‘지속가능성’을 주목했던 정영선(1941~)의 작업세계를 중심으로 한국 고유의 정원과 경관철학, 한국 근현대사와 맥을 같이 하는 조경의 역사를 이탈리아에 최초로 소개한다.

포스터=MMCA 

정영선 조경가의 <경춘선숲길>(2015~2017), <여의도샛강생태공원>(1997, 2008), <선유도공원>(2001) 등 대표작 24개의 도면, 모형, 사진, 영상 등 300여 점의 기록자료와 함께 디자인스튜디오 loci, 마리오 보타 아르키테티(Mario Botta Architettei), 매스스터디스, 조경포레, 조성룡도시건축, 이로재, 조병수건축연구소, 한라한 메이어스 아키텍츠(HMA), M.A.R.U. 등 국내외 주요 건축가와의 다양한 협업을 조명한다. 또한 그 과정과 풍경을 담은 기린그림(정다운, 김종신)의 영상 및 사진작가 김용관, 양해남, 정지현, 신경섭 등의 사진도 소개된다.

전시는 공공 프로젝트를 비롯하여 민간 기업이 의뢰한 정원과 리조트, 기념비적인 조경, 생태공원, 한국 고유의 정원 문화 등 작업의 성격에 따라 7개의 주제로 구성된다. 각각의 주제를 담은 7개의 방은 한국 전통 목조건축 루(樓)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되어 전시를 관람하는 행위를 한국 전통 누각에 올라 풍광을 살펴보는 경험으로 승화시켰다.

첫 번째 주제 ‘패러다임의 전환, 지속가능한 역사 쓰기’에서는 ‘장소 만들기’의 현장이 된 조경을 살펴본다. ‘비움의 미’를 강조한 <광화문광장> 재정비(2009), 일제강점기 철길 중 유일하게 조선인의 자본으로 건설된 경춘선을 공원화 한 <경춘선숲길>(2015~2017) 등 역사를 뒤로하고 장소의 새로운 정체성을 만드는 방법으로 사용된 조경을 소개한다.

두 번째 주제 ‘세계화의 시대, 한국의 도시 경관’은 국제 행사 개최와 더불어 한국을 찾는 세계인에게 선진화된 도시의 인상을 주기 위해 동원된 사업을 다룬다. <아시아선수촌아파트, 아시아공원>(1986), <올림픽선수촌아파트>(1988), <대전엑스포>(1993) 등 대형 국가 주도 프로젝트에서 조경가가 발전된 도시 모습을 제시함과 동시에 어떻게 자연을 연결했는지 살펴볼 수 있다.

세 번째 주제 ‘자연과 예술, 그리고 여가생활’은 가족단위 여가활동 장소들을 소개한다. 정영선은 예술, 교육, 체육, 관광 등 각 문화기관과 레저시설의 기능과 목적에 충실하면서도 우리나라 고유의 지형과 땅의 맥락을 살리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예술의전당>(1988)의 조경구상도와 모형 사진, <휘닉스파크>(1995)의 식재계획도와 피칭 자료 등을 통해 1980~90년대 당시 조경가의 소통 방식을 엿볼 수 있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인문학 레지던시 <두내원>(2026 예정)도 소개되는데, 마르틴 하이데거의 『숲길』에서 영감을 받은 산책로의 초기 스케치가 공개된다.

네 번째 주제 ‘식물, 삶의 토양’은 자연의 치유적 속성이 강조된 명상과 사색의 장소들을 조명한다. 환자 가족들의 눈물과 위로의 숲이 되어준 <서울아산병원>의 녹지공간(2007), 미국 뉴욕주 북부 허드슨강 상류에 자리한 원불교 명상원인 <원다르마센터>(2011)의 설계 과정을 소개한다.

다섯 번째 주제 ‘하천 풍경과 생태의 회복’은 습지와 생태권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조명한다. <여의도샛강생태공원>(1997, 2008), <선유도공원>(2001) 등 콘크리트로 뒤덮인 도시의 하천 환경을 개선해 인간을 포함한 다양한 생명체들에게 보금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조경가의 실천을 조명한다.

여섯 번째 주제 ‘정원의 재발견’은 우리 고유의 식재와 경관, 공간 구성 방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정원을 들여다본다. 전통정원의 요소를 자유롭게 구사한 호암미술관의 <희원>(1997)과 경기도와 중국 광저우의 교류 정원으로 조성된 광동성 월수공원의 <해동경기원>(2005), 바다가 보이는 언덕의 <포항 별서 정원>(2008) 등 땅의 생김새와 성격에 부합하면서 ‘깊은 주름’지형을 만들어 점진적으로 경관을 볼 수 있게 만드는 “전통 정원의 내적 원리를 재현”한 사례를 만날 수 있다.

일곱 번째 주제 ‘조경과 건축의 대화’는 건축과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탄생한 조경 작업을 살펴본다. <제주 오설록>(2012, 2019, 2023)의 제주 특유의 지형을 담은 정원과 <모헌>(2011)의 중정에 담긴 깊은 숲의 풍경, <남해 사우스케이프>(2013)에서 시야를 가로막던 돌 언덕을 깎아 조경을 연출한 방식 등 자연 그대로를 읽고 이를 중심으로 경관이 조성되는 과정 속에서 조경가와 건축가의 상생작용을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지난해 서울관 전시에서 진행했던 참여형 교육프로그램도 산마르코아트센터에서 관람객을 맞이한다. 정원을 직접 디자인해보고 계절별 식물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정원의 시간들>, 한국 자생식물에 대해 익히는 <숨 쉬는 이름들>, 명상프로그램 <마음의 시간, 자연의 시간>을 체험할 수 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제19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건축전 개막에 맞추어 개최되는 이번 전시가 “자연에 내재한 아름다움을 구현하는 한국의 정원과 경관철학의 독창성을 세계인들에게 선보이고, 정영선과 협업자들이 가꿔 온 우리 땅의 절경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된 《정영선: 이 땅에 숨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는 약 28만 명의 관람객을 기록했으며, 전시 디자인은 국내 박물관‧미술관 중 최초로 독일〈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2024〉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부문에서 최고상(Best of the Best)을 수상했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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