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재단 인천아트플랫폼, 기획전시 '틸팅 그라운드' 개최

'기울임'의 감각으로 세계와 새롭게 마주하는 11명 작가의 작업을 조망하는 전시

다아트 안용호 기자 2025.08.26 15:57:41

틸팅 그라운드 포스터=인천아트플랫폼

인천문화재단 인천아트플랫폼은 기획전시 《틸팅 그라운드(Tilting toward Ground)》를 8월 28일(목)부터 10월 26일(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 전시장1(B)과 야외공간에서 개최한다.

《틸팅 그라운드》는 효율과 속도의 시대에 놓치고 있는 발밑의 기반과 주변의 미세한 감각에 주목하는 전시다. '틸팅(tilting)'은 작은 신호를 감지했을 때 자연스럽게 몸을 기울이며 새로운 균형을 찾아가는 움직임을, '그라운드(ground)'는 우리가 딛고 서는 물리적 기반이자 경험과 기억이 쌓인 층위를 의미한다.

이번 전시에는 강동주, 강하진, 곽이브, 김경태, 문이삭, 박기원, 백경호, 신현정, 이민지, 정현, 정희민 등 11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작가들은 회화, 조각, 설치, 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물질의 고유한 성질과 환경이 보내는 약한 신호들을 포착하고, 이에 응답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2023년 작고한 강하진 작가의 '자연율' 연작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작고 직전인 2018년부터 2020년 사이 작업실에서 제작한 75×53cm 크기의 종이에 아크릴로 작업한 자연율 연작이 최초로 공개된다. 강하진은 넓적한 붓으로 무수히 점을 찍고 지우는 수행적 과정을 통해 화면에 미세한 시간의 층위를 쌓아 올렸으며, 이번 전시는 그의 회화적 사유를 되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조각가 정현은 강원도 고성에서 불에 탄 나무를 통해 재난과 재생, 깊은 시간의 에너지를 보여주는 작업을 선보인다. 여수 장도 레지던시에서 수집한 손바닥만 한 돌들을 3D 스캔해 3-4미터 규모의 대형 조각으로 확대하여 시간의 거대함과 역사성을 담아냈다.

특히 이번 전시를 위한 신작들도 주목할 만하다. 박기원은 전시를 위해 〈광야〉를 새로이 선보인다. LED 평판 조명과 반투명 미색 비닐 커튼으로 전시장 벽면 전체를 가득 메운 이 대형 설치는 관객이 마치 끝없이 펼쳐진 아득한 들판을 마주한 듯한 감각을 경험하게 한다. 곽이브는 2016년 아티스트 북 〈하늘의 구조〉를 확장한 〈하늘의 구조: 엘리베이터〉와 〈하늘의 구조: 통로〉를 엘리베이터 타워와 전시장 통로에 설치하여 대기권의 100개 층위를 체험할 수 있게 한다.

이 밖에도 강동주는 도시 밤거리 지표면의 프로타주와 빗물 드로잉으로 도시 환경이 남긴 흔적을 읽어내고, 이민지는 인천과 소청도, 센다이와 히로시마 등 경계 지역의 사진으로 시간과 공간이 교차하는 순간을 포착한다. 문이삭은 산과 강에서 채집한 흙의 예측 불가능한 물성을 탐구한다.

 

백경호는 그물처럼 교차하는 선들과 반복적 덧칠로 일상의 감정과 기억을 건져 올려 캔버스에 촉각적 긴장을 형성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2021년 작품을 2025년에 다시 덧칠하여 완성한 작업을 선보인다. 신현정은 천과 염료가 우연히 만들어낸 표면의 흔적을 통해 물질이 스스로 변화하고 생성되는 과정을 3차원적 회화로 구현한다. 김경태는 포커스 스태킹 기법을 통해 하나의 대상을 200-300장에 걸쳐 서로 다른 초점 거리에서 촬영하고 합성하여 사물의 숨겨진 표면을 극도로 선명하게 드러내며, 정희민은 젤 미디엄, UV 프린트, 화산석 등 이질적 재료로 도시 주변부 나방의 존재를 물질화하며 디지털과 물질 사이의 경계를 탐구한다.

《틸팅 그라운드》는 관람객들에게 평소보다 천천히 전시장에 머물며 세계의 약한 신호에 다시금 귀 기울이기를 제안한다. 땅을 향해 몸을 기울이는 행위는 무심히 지나쳤던 것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 출발점이 되며, 관람객은 표면 아래 숨은 질감, 빛과 그림자의 떨림, 물질이 품은 시간을 감지하는 순간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세계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

개막식은 8월 28일(목) 오후 4시 인천아트플랫폼 전시장1(B)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전시 기간은 8월 28일(목)부터 10월 26일(일)까지이며, 관람시간은 화~일요일(월요일 휴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관람료는 무료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시 소개 리플릿이나 도록과 별도로 ‘모든 관람객을 위한 전시 자료집’을 제작하여 선보인다. 전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제작된 이번 자료집에는 점자와 쉬운 글로 작성된 전시 해설, 작품의 시각 정보를 담은 음성 해설, 작품의 질감을 느낄 수 있는 UV 촉각 카드와 특수 인쇄 등이 포함된다. 다양한 전시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될 예정이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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