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아트 안용호 기자 2025.04.14 17:18:07
안은미컴퍼니의 신작 ≪동방미래특급≫이 2025 세종시즌 프로그램으로 오는 2025년 5월 2일(금)부터 5월 4일(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재)세종문화회관과 공동주최·제작으로 초연된다. ≪동방미래특급≫은 아시아 각국의 문화를 독창적으로 재해석한 안무와 함께, 안은미 예술감독이 직접 디자인한 화려한 무대미술과 의상디자인이 어우러진 총체예술로 선보인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창적인 안무로 세계무대에서 주목받아온 안은미는, 지난 수년간의 국제적인 현지 리서치를 통해 아시아의 삶과 문화에 대한 깊은 관찰을 이어왔다. 안은미컴퍼니의 아시아 프로젝트는 ≪드래곤즈≫(2020)를 시작으로 ≪디어 누산타라: 잘란잘란≫(2022), ≪웰컴 투 유어 코리아≫(2023)로 이어졌으며, 이번 신작 ≪동방미래특급≫은 그 여정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동방미래특급≫은 안은미가 ≪드래곤즈≫(2020)를 위해 지난 2018년 시작한 아시아 프로젝트의 연장선상에 있다. 안은미의 시선은 아시아의 예술가, 연구자, 비평가들과 교류하며 자연스럽게 동시대 아시아로 이어졌다. ≪동방미래특급≫을 위해 안은미는 필리핀 마닐라, 인도네시아 발리, 일본 오키나와에 직접 머물며 현지 리서치를 진행했다. 작품은 아시아적 소재를 단순히 차용하는 것이 아닌, 그 안에 스며든 정서와 미감을 익히고 체화하여 이 세 지역에서 포착한 움직임, 그리고 전통과 당대가 충돌하는 순간들을 안무적 언어로 새롭게 엮어낸다. 안은미 예술감독은 “오리엔탈리즘이라고 너무 오래전에 이름 붙여진 것들의 말뚝을 빼고 싶다”며, 아시아를 고정된 이미지로 소비해 온 기존의 시선을 초월하고자 한다. ≪동방미래특급≫은 이를 위해 오랜 시간 주변부로 밀려나 있던 익숙한 감각들의 회복을 주장하며, 아시아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에너지와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무대 위로 불러낼 예정이다.
≪동방미래특급≫은 아시아의 다채로운 문화를 무대, 의상, 소품디자인에 걸쳐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안은미는 아시아 여러 지역에서 수집한 수많은 패브릭과 문양을 토대로 무대를 디자인했다. 800여개의 형형색색의 쟁반으로 채워진 압도적인 무대는 수많은 섬과 해양으로 이루어진 아시아의 지형적 특성을 반영한다. 쟁반을 꾸민 천들의 패턴과 질감은 각 지역의 고유한 전통을 상징하며 작품의 메시지와 연결된다.
안은미가 직접 디자인한 의상 90여벌과 60여종의 소품들도 관객들의 시각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현지 리서치를 바탕으로 개발된 다채로운 색과 패턴이 교차하는 의상과 소품은 무용수의 움직임과 함께 관객에게 함께 아시아 대륙을 여행하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서로 다른 패턴과 색으로 빼곡히 채워진 무대와 의상, 소품은 하나의 풍경이 되어 끊임없이 움직이고 뒤섞이는 아시아의 정체성을 은유적으로 담아낸다.
≪동방미래특급≫의 음악은 오랜 시간 안은미와 호흡을 맞춰온 장영규가 맡는다. 장영규는 어어부프로젝트, 이날치 등 밴드 활동과 100편 이상의 영화음악뿐만 아니라 무용과 연극 장르에서 전통과 실험을 넘나드는 독보적인 음악세계를 구축해온 인물이다. 최근 국립무용단 신작 ≪미인≫으로 무용 장르 관객들과 만난 그는 단순히 작품의 배경음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운드 아트를 펼친다.
안은미와 음악감독 장영규의 협업은 1992년작 ≪아리랄알라리요≫에서 시작되어 30년을 넘게 협업하며 함께 예술 세계를 확장해왔다. 두 아티스트는 2022년 세종문화회관 ‘Sync Next 22(싱크 넥스트 22)’의 프로그램 ≪은미와 영규와 현진≫을 통해서도 실험적인 협업을 선보인바 있다. 이번 ≪동방미래특급≫에서도 예술가 안은미의 안무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음악가 장영규의 음악이 그 움직임과 여러 시각적 요소들을 품고, 연결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2025 세종 시즌의 프로그램으로 처음 공개되는 ≪동방미래특급≫은 세종문화회관에서의 초연을 시작으로 2025년 하반기부터 2026년까지 유럽 투어를 예정하고 있다. 이미 베를리너 페스트슈필레(Berliner Festspiele, 독일), 파리 시립극장(Théâtre de la Ville – Paris, 프랑스), 룩셈부르크 시립극장(Les Théâtres de la Ville de Luxembourg), 오를레앙 시립극장(Théâtre d’Orléans/Scène Nationale, 프랑스) 등 유럽 주요 극장 및 예술기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으며, 이번 작품을 공동제작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